유화 乳化를 알아보자
유화(乳化)는 물과 기름이 섞인 상태를 일컫는다. 유화의 한자를 보면 이상하다. 기름 유(油)를 쓰지 않고 왜 젖 유(乳)를 쓸까? 물과 기름이 완벽하게 섞이면 빛의 난반사가 일어나 액체가 뿌옇게 보이는 불투명한 상태가 된다. 설렁탕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 모습이다. 마치 ‘우유처럼 변한다’의 의미로 유화라고 한다. 영어 단어 에멀션(emulsion)의 어원도 라틴어로 젖을 짜다의 의미인 ‘에물게레(Emulgere)’에서 왔다고 한다.
우리는 국물 요리를 만들 때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오는 것을 최고로 친다. 소나 돼지의 뼈를 우릴 때 국물이 뽀얗게 되는 시점을 완성으로 여긴다. 진할수록 좋다고 믿는다. 유화는 단백질과 지방이 결합하면서 일어난다. 사골을 고면 지방이 뜨거운 물에 녹아 나오고,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은 젤라틴으로 분해된다. 이 지방과 젤라틴이 결합하며 유화가 진행된다. 사골에 들어 있던 아미노산도 함께 추출되어 유화를 돕는다. 젤라틴과 아미노산에 붙잡힌 미세한 기름 방울이 빛을 반사해 국물이 우유처럼 뽀얗게 보이게 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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