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노산액을 더는 간장이라 부르지 마라
1. 진간장과 산분해 간장의 실체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스님이 언급하며 화제가 된 시중의 진간장은 대부분 재래식 간장이나 순수 양조간장이 아니다. 이는 미생물로 자연 발효한 간장에 이른바 산분해 간장을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혼합간장이다.
산분해 간장은 콩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인 대두박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이를 고온에서 염산에 녹여 화학적으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리해 내는 공정을 거친다. 오랜 시간 정성껏 발효하는 전통 방식과 달리 단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 3-MCPD와 안전성 논쟁의 경과
이러한 화학적 분해 과정에서는 의도치 않게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라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를 2B군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동물실험에서 발암 가능성이 확인되었으나 인체에서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1996년 처음 문제가 제기된 이후 정부와 업계는 지속적으로 저감 공정을 도입해 왔다. 2016년 특정 제품 논란을 계기로 관리가 더욱 엄격해졌으며, 2020년 7월부터는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의 3-MCPD 허용 기준이 0.1mg/kg 이하로 설정되었다. 이어 2022년 1월부터는 0.02mg/kg 이하로 기준치가 대폭 강화되어 현재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3. 핵심은 안전성이 아닌 정확한 용어 사용
현재 3-MCPD는 철저한 기준치 아래 관리되고 있으므로, 이를 단순한 유해성 논란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다. 진정한 핵심 과제는 바로 용어의 정상화이다.
대두박을 염산에 녹여 만든 액체는 본질적으로 미생물이 작용한 발효식품인 간장이 될 수 없다. 이는 단순히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분해한 아미노산액일 뿐이다. 따라서 이를 산분해 간장이라고 부르며 마치 간장의 한 종류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큰 혼란을 준다. 간장이라는 이름 대신 아미노산액이라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첫걸음이다.
팁: 일본의 산분해 간장 표기법
간장 소비와 연구가 활발한 일본의 경우, 이 화학적 분해액을 일본농림규격(JAS)에 따라 정확하게 아미노산액(アミノ酸液)이라고 명명한다. 이를 양조간장에 섞어 만든 완제품 역시 혼합간장(混合しょうゆ)으로 명확히 분류한다. 화학적으로 분해한 원료 자체를 간장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미노산액으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소비자가 성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정확한 용어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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