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뿐만 아니라 지금 채소는 달다.
최근 SNS 알고리즘을 점령했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의 열풍이 잦아들고 그 자리를 봄동비빔밥이 채우고 있다. 불과 한 달 사이 배달 앱 검색어 순위에서 디저트가 사라지고 제철 채소가 등장한 현상은 현대 소비 심리의 흥미로운 변화를 시사한다. 극단적인 입맛의 변화 뒤에 숨은 사회적 맥락과 제철 식재료의 가치를 분석한다.
봄동비빔밥 유행의 3가지 핵심 동인
봄동비빔밥이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 미디어와 알고리즘의 재발견 과거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서 방영된 강호동의 봄동 먹방 영상이 쇼트폼 콘텐츠로 부활했다. 십수 년 전의 영상이 Z세대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며 유행의 도화선이 되었다.
- 제철코어(Seasonal-core) 트렌드 기후 위기로 인해 사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특정 시기에만 허락되는 제철 음식은 특별한 경험이자 향유의 대상이다. 겪어보지 못한 계절감에 대한 향수가 소비로 이어진 결과다.
- 가성비와 심리적 만족감 3천 원 내외의 저렴한 식재료로 풍성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고물가 시대에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적은 비용으로도 현재를 충실히 살고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부여한다.
음식 공유를 통한 공동체 의식의 회복
유행하는 음식을 소비하고 인증하는 행위는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동질감을 확인하는 수단이다.
- 유대감 형성: 줄을 서서 구한 디저트를 나눠 먹거나 제철 음식을 챙겨 먹었다는 사실을 공유하며 무언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 동료애의 본질: 동료(Companion)의 어원이 함께 빵을 나누는 사람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봄동비빔밥을 매개로 한 소통은 현대적 의미의 식구(食口) 개념을 확장한다.
봄동을 넘어선 월동 채소의 가치
현재 시장은 봄동에 매몰되어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진정한 제철의 맛은 더 넓은 범위에 존재한다.
- 월동 채소의 단맛: 겨울을 견뎌낸 월동무, 배추, 양배추는 봄동 못지않은 응축된 당분과 영양을 품고 있다.
- 선택의 다양성: 특정 유행 식재료에만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겨울 채소를 활용할 때 더욱 건강하고 경제적인 식탁을 구성할 수 있다.
결국 봄동비빔밥의 유행은 자극적인 도파민보다는 속 편한 일상과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누리고자 하는 현대인의 갈망이 투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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