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치킨을 중심으로 지역 음식과 관광 자원을 연결하는 K-치킨벨트(K-미식벨트) 구축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닭요리와 지역 명소를 결합하여 내국인 및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기존 장류, 김치 등에 이어 외국인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한식 메뉴인 치킨으로 그 범위를 넓힌 것이다. 춘천 닭갈비, 안동 찜닭 등 지역 대표 메뉴는 물론 숨은 맛집을 발굴해 미식 거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책의 한계, 양념과 레시피에 멈춘 시선
지역 특산물인 의성 마늘이나 창녕 양파 등을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한 가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의 구상은 주로 양념(레시피)의 다양화와 기존 프랜차이즈 인프라 활용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다양한 소스와 조리법이 개발되는 것은 긍정적이나, 미식 관광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원재료의 차별성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정한 미식 관광은 닭 자체의 맛에서 시작된다
일본의 미식 관광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각 지역(현)마다 고유의 토종닭인 지토리 품종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육성한다. 아키타현의 히나이도리, 가고시마현의 사쓰마도리처럼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닭의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 그 자체가 관광객의 발걸음을 이끄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한국의 K-치킨벨트 역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치킨의 겉에 발라진 양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닭 자체의 맛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각 지자체 단위로 기후와 환경에 맞는 토종닭 품종을 개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특화 요리를 선보일 때 비로소 타 지역이나 해외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미식 관광 자원이 완성될 수 있다.
향후 과제와 나아갈 길
화려한 소스와 튀김 기술은 단기간에 모방하기 쉽지만, 오랜 시간 공들여 육성한 지역 토종닭의 맛은 결코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단순한 레시피 개발 및 식재료 매칭을 넘어, 질 좋은 지역 고유의 닭을 길러내는 기초 인프라 투자와 연구 개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K-치킨벨트가 단발성 관광 상품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미식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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