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회는 왜 조미김과 참기름에 먹을까?

참치

참치는 왜 조미김에 먹을까?

참치회에 대한 최초 기억은 1990년 초반이다. 참치 통조림은 진작에 나와 DHA와 머리에 좋다는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던 시절로, 수산가공학 교수님 왈 “백날 참치 통조림 먹어봐라. 뇌로 가는 것이 있는지!”했었다. 참치 통조림만 먹던 우리네 먹거리에 90년대 들어서면서 참치회 전문점이 생겼다. 서초동에 국내 1호점을 동원에서 오픈한 이후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참치회 전문점이 생겼다. 대학 2학년 때인 91년 2학기 때 휴학했다. 군대 가기 전인 92년 5월까지 알바를 했다. 알바 월급을 타던 날 집으로 가는 길에 부평역에 있던 참치 전문점에서 포장했다.

아오모리 참치회는 참치에 대한 내 편견을 지었다. 진짜 맛있었다.

TV에서 봤던 참치회를 사 가면 부모님이 좋아하시 않을까 해서 샀다. 뭐 부모님은 표정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난감 정도. 회를 즐기는 집도 아니었고 게다가 시뻘건 참치회이니 반갑기보다는 낯설었던 것 같다. 아버지 옆에서 궁금함에 한 점 먹었다. 피 맛 가득했던 무(無)미의 차가운 기억만 남았다. 그 기억 탓인지 지금도 붉은 살 생선회를 좋아하지 않는다. 방어라든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먹으면 왠지 모르게 피 맛이 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안 좋았던 기억이 작용한 듯싶다. 페이스북을 보다가 참치회 사진을 봤다. 참치회 옆 조미김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조미김이 눈에 들어왔다.

스크롤을 하는데 스치는 생각? 왜 참치회만 조미김과 참기름 조합이지? 궁금함이 밀려왔다. 도대체 왜? 나만 궁금한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예전 신문을 비롯해 알아봤다. 딱히 정설이라고 할 게 없었다. 몇 가지 ‘썰’만 인터넷에 떠돌아다녔다. 저급 냉동 참치의 비린내를 가리기 위해, 기름치 이야기, 일본 전래, 동원 회장의 추천 등이다. 그 중에서 두 가지를 합쳤더니 그럴듯했다. 냉동 참치가 주력이었던 동원의 빅피쳐가 아니었을까? 냉동 참치의 피비릿내 설과 동원 회장의 추천을 합쳤다. 참치를 유통하던 동원의 양반김! 그럴듯해진다. 추론이니 맞니 틀리니 하기 없기다. 썰 추가는 언제나 환경이다.

동신참치, 양반김 동원의 자회사

1992년 내돈내산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참치회는 낯설었을 것이다. 회라는 음식 자체가 지금처럼 일상이지 않았다. 90년대 초반의 식문화를 생각하면 냉동한 시뻘건 참치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식재료였다. 게다가 참치 뱃살이 아닌 붉은 살은 광어보다 지방이 적다. 즉 담백하다는 말씀. 담백한 맛에 볼륨을 주기 위해 참기름 장에 찍고 조미김에 싸 먹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또 한 가지는 동원의 양반김 사업이다. 시작은 1986년이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김은 집에서 일일이 만들던 메뉴였다. 우리 집도 80년대는 엄마가 일일이 기름 바르고 구웠다. 우리 집 같은 곳이 많았다. 김은 만들어 먹는 거지 사 먹는 것은 낭비라는 생각이 강했다. 조미김 시장이 생각만큼 성장이 더디었다. 그러던 차에 1991년에 참치 전문점을 열었고, 조미김을 연결하지 않았을까 한다. 당시 광어 활어회가 막 태동할 시기였다. 광어 파는 횟집은 쌈의 민족답게 상추가 나갔다. 고급 포지션의 참치회는 상추보다는 자회사의 상품인 조미김을 밀지 않았을까 한다. 붉은 참치회의 심심함도 해결하고 자회사 상품의 홍보 효과도 이런 것을 1석2조라고 하지 않나!. 대중적인 광어회, 상추쌈, 초장 조합과 참치회, 참기름 장, 조미김의 차별화 구도, 그럴듯하지 않나?

이제는 치우자

참치회를 왜 참기름과 조미김에 먹었는지 정확한 내용은 찾지 못했다. 김은 향이 ‘쎈’ 식재료다. 참기름도 마찬가지로 향이 강하다. 차갑고, 거의 무미에 가까운 참치회를 먹기에는 꽤 괜찮은 조합이지 싶다. 해동이나 숙성의 기술이 서툴던 시절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기술이 발전하면 레시피는 변해야 한다. 참기름도 향이 여린 것이 인기가 많다. 참치회 먹기 시작한 지 30년이 넘어가고 있다. 향 강한 참기름장과 조미김을 이제는 치워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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