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돼지기름이 슈퍼푸드?
한돈 돼지기름이 슈퍼푸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지만, 이름난 셰프가 TV에서 떠드니 왠지 더 신뢰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미슐랭 별 세 개를 받았으니 먹거리 관련해서 거짓을 말하지는 않을 거라고 하는 생각을 보통은 한다. 유명인의 명성은 무슨 말을 하든 신뢰가 있다. 그것을 활용해 종종 광고한다.
한돈 광고를 보다가 조금 놀랐다. BBC, 슈퍼푸드. 과연 우리 돼지 한돈은 슈퍼푸드일까? BBC는 100대 슈퍼푸드를 선정한 것이 맞을까? 그것이 궁금해졌다.
BBC가 쓴 기사가 아니다
우선은 BBC 출처를 알아보자. 기사는 2020년 5월 8일 ‘The world’s most nutritious foods’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기사다. BBC가 작성한 기사는 아니다. ‘Fact and Story’가 작성해서 제공한 글을 BBC가 게시한 것이다.

기사의 참고 자료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논문과 미국 농무부 식품 성분 데이터베이스, 엘스비어 사이언스에서 출판한 ‘식품 및 건강 백과사전’을 참조해서 작성했다고 한다. 처음 작성은 2018년 1월이다. 이후 팬데믹 시기인 2020년에 재가공해서 올린 것이다. BBC에 실린 것은 맞지만, BBC가 작성한 것은 아니다. 더더욱 선정하지도 않았다.
원문 어디에도 슈퍼푸드는 없다
한돈이 이야기하듯 슈퍼푸드가 맞을까? 불행하게도 원문 어디서도 슈퍼푸드 언급이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이야기하는 글이었을까?
하나의 식품으로 하루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면 영양상으로 이상적이지만, 사실 그런 식품은 없다. 몇 가지를 조합해야 하루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기사의 출처인 논문은 654종 식재료 중에서 6개 미만, 즉 4~5개 조합으로 일일 영양소 충족 조합을 찾는 것이다.
4~5개 식품을 조합해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충족하는 조합을 만들 때 약 2만 개의 조합이 나온다. 약방의 감초처럼 조합마다 가장 많이 끼어 있는 것이 아몬드다. 아몬드는 약 15,000개 조합 구성에 참여하고, 슈퍼푸드라고 자랑해 마지않는 돼지기름(원문은 돼지 생지방이다)은 약 1,400개다.
아몬드 다음이 체리모야라는 과일이다. 30년 넘게 식재료를 다룬 나도 처음 듣는 이름의 과일이다. 최대 생산지가 스페인 안달루시아라고 한다. 그런 스페인에서도 열에 넷은 모르는 과일이라고 한다.
즉 기사의 내용은 영양 성분만을 보고 작성한 것으로 실제 밥상하고는 거리가 멀다. 영양 성분의 숫자만으로 조합했을 때 빈도수를 측정한 것이 그 식품이 우수하다는 방증은 아니다. 우수하다고 주장하면 그 식품을 우습게 만들 뿐이다. 그걸 한돈이 하고, 미슐랭 셰프가 거들고 있다.
좋다고만 하고 얼마나는 말하지 않는다
요새 한겨레와 제철과몰입이라는 유튜브를 하고 있다. 대본이 나올 때마다 수정하는 부분이 특정 성분에 대한 찬사다. 무엇을 먹어서 좋다는 등의 내용을 수정한다. 요청한다고 다 수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하고 있다.
가령 전어에 DHA가 풍부하니 아이들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있으면 수정을 요청한다. 전어에서 얻는 DHA의 양이 얼마인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좋다고만 한다. DHA가 뇌의 주요 구성 성분인 것은 맞지만, 식품을 통해 먹었을 때 먹은 것이 뇌로 얼마나 가는지는 모른다.
모르지만 알고 있는 사실을 근거로 건강식품이 판친다. 건강식품뿐만이 아니라 식재료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침소봉대, 작은 바늘을 기둥이라 하는 것처럼 실험실 데이터를 실제에도 그럴 것처럼 부풀린다. 혹은 대놓고 그렇다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슈퍼맨과 슈퍼푸드
세상을 구해줄 슈퍼맨은 만화와 영화에 존재한다. 사람 몸을 구해줄 슈퍼푸드 또한 그렇다. 슈퍼맨과 다른 점이 있다. 소비자를 기만하려는 사람들 머릿속에도 슈퍼푸드가 있다.
신뢰받는 언론사인 BBC에서 돼지비계를 슈퍼푸드로 선정한 적이 없다. 고로 돼지비계가 슈퍼푸드라는 광고는 거짓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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